편집 2017.08.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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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조명업체들은 왜 실패할까?
“‘기존의 조명’과 다른 'LED조명'의 사업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탓”
 
아이애드피알
▲ 세계 LED조명업체들 사이에서도 성공한 업체와 실패한 업체가 나눠지는 ‘양극화바람’이 불고 있다. 본지에서는 많은 LED조명업체들이 사업에 실패하는 이유를 5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사진은 올해 6월에 개최된 ‘2015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의 모습이다.(사진=/김중배 大記者)     © 아이애드피알
1996년 일본의 작은 조명업체인 니치아에 근무하던 나카무라 슈지 교수가 청색LED와 황색형광체(YAG)를 결합해 백색LED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개발하면서 LED는 비로소 조명 광원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 4월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2000 Light+Building)에 오스트리아의 조명업체 잉고마우러가 작은 LED스탠드 시제품을 출품한 것을 계기로 세계 조명업계에 LED조명기구 개발 붐이 나타났다. 그 이후 지금까지 15년 동안 전 세계 조명업계에는 LED조명 바람이 불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세계 조명업계에 LED조명 붐이 불게 된 이유는 미국, 일본, 유럽, 한국 등 각국 정부가 LED조명 보급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LED조명의 보급을 주도하니 각국의 조명업체들이 LED조명 사업에 뛰어들어 저마다 LED조명 제품들을 쏟아내면서 자연스럽게 LED조명 붐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LED조명에 진출한 업체들 가운데 “LED조명 사업을 해서 돈을 벌었다”는 업체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간혹 LED조명 사업으로 성공한 업체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LED조명 사업을 하다가 망했다는 업체들이 더 많은 까닭이다.

이런 상황은 세계 최대의 LED조명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 백색LED조명 개발로 LED조명의 문을 연 일본, 일본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LED조명 사업을 시작한 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 세계의 조명공장이라는 중국 등 나라를 막론하고 대동소이한 실정이다.

실례로, 어느 나라에서든 LED조명 업체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는 “그동안 LED조명 사업에 뛰어들었던 조명업체들은 거의 다 망했다”는 말이다. 그만큼 LED조명 사업에 도전했다가 망한 업체들이 어느 나라에나 많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은 LED조명 도입 초기에 업체들이 저마다 “LED조명 사업이 매년 수 십 퍼센트에 이르는 매출 성장률을 보이면서 빠르게 신장되고 있다”고 앞을 다투어 발표를 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잘 나가던 업체들이 지금은 다 어디로 갔다는 말이냐?”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시된 ‘LED조명업체가 망한 이유’3가지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 그동안 제시돼 온 ‘이유’들은 3가지였다.

첫 번째는, LED조명의 보급 속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더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서 공장을 짓고, 기술을 개발해서 제품까지 생산을 해놓았더니 LED조명의 보급 속도가 늦어서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았고, 그 바람에 많은 업체들이 망했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기술 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서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자마자 ‘구닥다리 제품’(Ole fashionned products)로 전락하는 바람에 판매를 할 수가 없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것은 3개월마다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폰처럼 기술과 제품의 개발 속도가 빠른 전자제품시장의 특성이 그대로 조명시장에서도 반복되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세 번째는, 제품의 가격이 너무도 빠르게 떨어져서 업체들이 제품 판매로 이익을 올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홍콩의 한 LED조명업체 대표는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LED조명 업체들의 수익성은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고 말을 한 바가 있다.

즉, ▲지지부진한 LED조명의 보급 속도 ▲너무도 빠른 신기술 및 신제품의 개발 속도 ▲판매성장률을 앞지르는 제품 가격의 인하 속도 등이 LED조명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를 불러 왔고, 그 결과 많은 LED조명 업체들이 망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많은 LED조명업체들이 그처럼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도 결국은 망한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혹시 지금까지 LED조명업체들이 보지 못한 부분은 없을까?

이와 관련해서 LED조명이 처음 등장하던 때부터 오늘이 이르기까지 20년 이상을 LED조명업체들의 부침을 관찰해 온 본지에서는 그토록 많은 LED조명업체들이 망하는 운명을 맞았던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기술, 지식, 경험의 부족

첫 번째 이유는, LED조명 업체들이 지식과 기술, 경험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었다는 것이다.

LED조명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조명과 LED에 대한 지식, 기술,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LED조명 업체들 중 조명과 LED에 대한 지식, 기술, 경험을 완벽하게 갖춘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한 업체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기존(전통)조명 사업을 하다가 LED조명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방향을 전환한 업체는 LED에 대한 지식, 기술,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LED조명 사업을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LED소자 사업을 하다가 LED조명 쪽으로 사업을 확장 또는 전환한 업체의 경우에는 조명에 대한 지식, 기술, 경험이 없이 사업을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결론적으로, 기존조명을 하다가 LED조명 사업을 시작했든, LED소자 사업을 하다가 LED조명 사업을 시작했든, 어느 쪽이나 ‘반쪽짜리’ 지식과 기술, 경험만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상황은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3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던 LEE/OLED전시회 기간 중 열린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한 싱가포르 조명학회 회장은 “조명업체는 LED를 모르고, LED업체는 조명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LED조명기구를 개발해도 조명기구로서 요구되는 밝기, 광효율, 광색, 수명, 연색성, 역률 등의 요건을 제대로 갖춘 조명기구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즉,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서 외국의 한 조명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LED조명업체들이 개발했다는 제품 중 거의 대부분이 조명기구로서는 제 성능을 갖추지 못한 ‘일종의 쓰레기’였다고 해도 좋을 정도”라고 말을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어느 나라에서나 민수시장과 관납시장을 막론하고 실제 수요자들이 LED조명을 선뜻 구매하기를 망설이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것이 LED조명의 보급 속도를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기술과 지식, 경험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광효율 문제가, 그 다음에는 SMPS의 수명 문제가, 그 다음에는 연색성 문제가, 최근에 와서는 플리커 문제가 등장하는 식으로 LED조명이 풀어야 하는 기술적인 문제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문제들이 대두될 때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LED조명업체들이 또다시 기술 개발, 제품 개발에 비용을 투입해야 함은 물론이다.

2. LED조명이 불러온 ‘파괴적 혁신’

두 번째 이유는, 조명업체들이 LED조명의 등장이 조명업계에 ‘파괴적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을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파괴적 혁신’ 이란 이론을 제시한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 교수에 따르면, 기업의 혁신에는 2종류가 있다. 하나는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이고, 다른 하나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다.

‘존속적 혁신’이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반면에, ‘파괴적 혁신’이란 기술 혁신이나 가격 파괴 등을 통해서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을 확 바꾸는 것이다.

이런 크리스텐슨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LED조명은 ‘존속적 혁신’이 아니라 ‘파괴적 혁신’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LED조명의 등장으로 인해서 지금까지 세계 조명산업을 유지해 왔던 기술, 제품, 생산방식, 가격, 유통방식 등이 모두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LED조명은 반도체조명으로서 기존의 램프와는 전혀 다른 발광원리와 제조방식으로 생산된다. LED조명기구 또한 마찬가지다. 하나하나 새로 설계를 하는 식으로 제작을 하는 것이다. 그 결과 기존의 조명업체들이 갖고 있던 기술과 지식, 노하우, 생산설비는 거의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반면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조명업체나 이제 막 LED조명 사업을 시작한 업체나 기술, 제품, 품질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기술 및 제품의 평준화’ 를 불러 왔다. 그 결과 기술, 제품, 품질보다는 가격이 조명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요소가 되었다.

이렇게 가격이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가 되면 “누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업체들의 당면문제가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해야 한다. 생산비용을 절감하려면 지금까지 외부에서 구입했던 부품과 자재 등의 생산공정을 내재화(수직계열화)해서 생산단계별 마진을 줄여야 한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추고 대량생산을 해야 한다. 이렇게 생산공정을 내재화하고, 생산설비를 갖추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막대한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 업체만이 LED조명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과거 기존 조명에서는 조명업체들이 이런 막대한 투자를 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램프업체에서 생산한 램프, 안정기업체에서 생산한 안정기, 소켓업체에서 생산한 소켓, 전선업체에서 생산한 전선을 구입해서 조명기구 프레임(몸체) 안에 조립을 해 넣어주기만 하면 ‘조명기구’를 만들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명기구를 조립하는 일은 자동화가 어려웠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작업을 사람의 손으로 해야 했다. 따라서 설비투자도 크게 할 필요가 없었다. 기존의 조명을 설비산업, 장치산업이라고 하지 않고 노동집약적산업, 조립산업이라고 불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LED조명은 LED칩과 패키지, 모듈의 생산부터 대규모 설비에 의한 대량생산을 기본으로 한다. 또한 가격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생산공정의 내재화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 쉽게 말해서 기존 조명의 사업방식이 통하지 않는 사업으로 ‘비즈니스의 방식’이 180도 바뀌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판매가격을 인하하기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즉, 유통단계를 최대한 줄여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가격도 최소화시켜야 한다. 이것은 기존의 유통과정과 유통단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대량생산을 통해 만들어진 대량의 제품을 빨리 소비시키려면 자연발생적인 수요 증가나 소비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시장과 소비자를 확장하고, 이들이 자주 제품을 구매하고 교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말하자면 인위적으로 소비를 창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스마트폰 회사들이 신제품을 끊임없이 만드는 한편 대대적인 광고, 홍보, 마케팅으로 ‘없는 수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이렇게 LED조명이 세계의 조명산업계에 가져온 것은 단순히 새로운 광원의 등장이 아니라, 기술-제품-생산-가격-유통-가격-마케팅 등 모든 과정에 이르는 비즈니스 시스템 상의 ‘파괴적 혁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조명업체나 새로 LED조명에 뛰어든 업체를 가리지 않고 아직도 많은 조명업체들이 기존의 조명사업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본 투자-생산공정의 내재화-대량생산시설의 확보-규모의 경제 달성-대규모 수요 창출 시스템 구축 등, LED조명시장에서 요구하는 경쟁요소를 갖춘 업체만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나머지 업체들은 도태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세 번째 이유는, 조명업체들이 ‘잘못된 가격정책’ 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세계적인 경영학의 구루(Guru)인 피터 드러커 박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LED조명업체들이 ‘너무 높은 제품 가격’을 추구함으로써 ‘시장의 보복’을 불려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터 드러커 박사는 1993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기업들이 치명적인 다섯 가지의 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다섯 가지 죄’ 가운데는 ▲높은 마진을 남기려고 고가의 정책을 추구하는 것 ▲시장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 ▲생산원가에 마진을 반영해서 가격을 정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행위가 ‘죄’가 되는 이유는 “소비자들은 자기가 지불하는 가격에만 관심이 있을 뿐, 기업이 그 제품을 만드는데 원가를 얼마나 들였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터 드러커 박사는 “기업들이 먼저 가격을 정하고 나서(즉,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에 맞춰서), 거기에 맞는 원가구조가 되도록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 그러커 박사는 “기업이 이런 다섯 가지 치명적인 죄를 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그 이유에 대해 “경쟁업체와 소비자들에 의한 ‘시장의 보복’을 불러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말하는 ‘시장의 보복’이란 ▲소비자들이 제품을 외면하는 것 ▲소비자들이 경쟁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 ▲정부의 규제를 불러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피터 드러커 박사의 말에 따르면, “지금까지 LED조명업체들은 소비자나 시장이 요구하는 가격이 아니라(가격에 맞춰서 제품을 만들지 않고), 제품의 생산원가에 업체가 받고 싶은 마진을 반영한 가격을 책정함으로써(마진에 맞춰서 가격을 정함으로써) 결국 ‘시장의 보복’을 불러왔다”고 말할 수가 있다.

즉, 구매자가 지불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해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값이 싼 경쟁업체의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3년 전에 미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LED전구의 가격이 1달러 이하가 되면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조사 당시 미국의 LED전구 가격은 10달러 선이었다고 한다, 미국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LED전구의 가격과 시장가격 간에는 10배의 차이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4. 미흡했던 ‘카니발리제이션’ 대책

네 번째 이유는, 조명업체들이 LED조명이 불러올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거나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원래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란 ‘동족살해’를 뜻하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 에서 비롯된 경제 용어로, '자기시장잠식'으로 풀이된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기업이 내놓은 신제품이 기존 주력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나 수익성, 판매량 등을 감소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삼성전자가 ‘갤럭시6’라는 신제품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갤럭시5’라는 기존 스마트폰 제품의 판매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문제는 LED조명의 등장이 조명업계에 이런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을 불러 왔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LED조명업체들은 초기부터 “기존의 조명 제품보다 LED조명 제품이 에너지 절감효과가 높고, 친환경적이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존의 조명 제품 대신 LED조명을 쓰자”는 쪽으로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런 식의 시장공략은 LED조명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면 할수록 기존 조명 제품의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만들기 쉽다. 그래서 LED조명업체의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면 기존 조명업체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일이 벌어진다.

또한 기존의 조명업체가 LED조명 제품을 만들어 팔 경우에는 자기 회사의 기존 조명 제품 판매가 감소하는 일이 생긴다. 어떤 쪽이 됐든, LED조명 제품이 새로운 시장과 매출을 창출하는 대신, 기존 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LED조명 제품의 수요 증가가 전체 조명업계나 조명업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것은 LED조명이라는 새로운 제품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서 판매 증대를 불러오기를 바랐던 조명업체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과이다.

물론 이런 식의 ‘카니발리제이션’은 어떤 산업이나 어떤 기업에서도 일어나는 것이기는 하다. 그래서 기업들은 획기적인 제품이나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 이런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이 최소화되도록 미리 대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출시하고, 기존의 제품은 가격을 한 단계 인하해서 더 많이 팔리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LED조명의 경우 조명업계나 조명업체들이 이런 식으로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에 사전 대응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LED조명업체들은 “기존 조명 제품을 LED조명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새로 설치하라”는 식으로 시장에 대응했다.

기존 조명업체들 역시 기존의 조명 제품이 팔리는 시장에 LED조명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자사 제품끼리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그 결과 LED조명은 신규 시장이나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대신 ‘자기시장잠식’이라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말았다.

5. 부족했던 ‘LED조명’ 알리기

다섯 번째 이유는, LED조명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 산업사회의 작동원리인 ‘광고’를 통한 ‘수요 창출’이 미흡했다.

LED조명은 기존 조명과는 전혀 다른 제품이다. 특히 1879년에 발명돼 136년 동안 사용된 백열전구나, 1938년에 발명돼 77년 동안 사용된 형광램프에 비해서 LED는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친숙하지도 않다.

실제로 1996년 일본 니치아의 나카무라 슈지 박사가 백색LED를 발명한 지 19년에 불과하다. 특히 백색LED를 이용해서 조명기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0년 4월 오스트리아의 잉고마우러 사에서 LED스탠드 시제품을 제작해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에서 선을 보인 이후부터이다. 이렇게 보면 LED조명기구 개발의 역사는 아무리 길게 잡아도 15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LED조명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아직도 생소한 제품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렇게 생소한 LED조명 제품을 빠르게 보급, 확산시키려면 무엇보다 제품의 특징과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서 소비자들 스스로가 LED조명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자면 적극적으로 LED조명 제품을 알리려는 노력, 즉 광고, 홍보, 마케팅, 판매촉진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LED조명업체들은 바로 이 대목에서 부족했다.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LED조명업체들의 LED조명 제품에 대한 광고, 홍보, 마케팅, 판매촉진 활동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LED조명기구에 대한 TV광고가 실시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어떤 나라에서도 LED조명 제품을 적극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알리려는 움직임이 눈에 띤 예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것은 아직도 LED조명이 소비자 대중 사이에 깊숙이 침투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 산업사회는 소비자들이 필요해서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다. 제품을 대량생산한 업체들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광고, 홍보, 마케팅, 판매촉진을 계속 반복해서 인위적으로 소비자들이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 산업사회를 ‘광고사회’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광고사회’에서는 제품의 존재와 구매 필요성을 알려서 실제 구매에 이르도록 하는 광고, 홍보. 마케팅, 판매촉진에 기업의 사활이 걸려 있다. 대기업들이 2~3개월이 멀다 하고 새로운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기존 조명의 경우에도 이런 광고, 홍보, 마케팅, 판매촉진 활동이 이 매우 저조하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열전구나 형광램프 및 조명기구들이 큰 무리 없이 판매가 됐던 것은 소비자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이런 제품에 워낙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열전구나 형광램프가 끊어지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매장을 찾아가 새로 구입하는 일에 익숙해 있었고, 자연스레 구매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LED조명은 시장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자연스러운 구매가 이뤄지기 어려웠다. 게다가 가격도 기존의 조명 제품에 비해서 몇 배씩 비쌌다. 이런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은 적극적인 광고, 홍보, 마케팅이 없으면 소비를 불러일으키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ED조명업체들은 대부분이 LED조명 제품을 알리고, 판매를 불러일으키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LED조명의 존재와 장점에 대해서 잘 알 수가 없었다. 자연히 구매 빈도와 수량도 저조할 수밖에는 없었다.

설령 일부 업체가 광고와 홍보를 한다고 해도 그 범위는 기존의 영업대상을 상대로 신제품을 알리는 정도에 그쳤다. 이런 정도의 광고와 홍보로는 생소하고, 가격도 비싼 LED조명의 구매 붐을 크게 불러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조명업체들이 이처럼 광고와 홍보, 마케팅과 판매촉진을 등한히 했던 이유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첫째는, 기존 조명의 경우 소수의 한정된 업체를 상대로 제품을 공급하는 ‘B2B사업’을 지속해 왔다. 이렇게 ‘B2B사업’에 젖어 있던 조명업체들이 LED조명 사업을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B2C사업’ 방식으로 전향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둘째는, ‘광고 마인드의 부재’이다. LED조명업체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조명업체들은 ‘제조업’ 일변도의 사업을 해왔다. 제품을 생산해서 필요로 하는 업체에게 공급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말이다. 수 십 년 동안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다보면 광고나 홍보, 마케팅 판매촉진 같은 ‘경영개념’을 새로 도입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셋째는, 광고와 홍보 등에 투입할 인력과 자금이 부족했다는 것을 꼽을 수가 있다. 이것은 ‘사업=제조=생산’이라는 인식이 강한 제조업체들의 공통점인 동시에,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조명업체들은 상당수가 중소기업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중소기업 마인드’의 특성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앞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LED조명은 설비투자사업,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사업, 대량생산 및 대량소비를 특성으로 하는 사업이다. 즉, 대표적인 'B2C사업‘이라는 의미다. 이렇게 ’B2C사업‘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명업체들은 지금껏 기존의 'B2B사업’ 방식에만 골몰해 왔다.

그러니 광고, 홍보, 마케팅, 판매촉진의 활동의 부재→제품에 대한 인식의 부재→구매동기의 부재→구매의 부재→판매의 부재→업체의 수입 부재→사업의 침체라는 ‘마이너스 사이클’이 형성됐던 것이다. 이런 패턴이 고착되면서 LED조명업체들이 망하는 원인을 제공해 왔다고 할 수가 있다.

‘LED조명 사업방식’에 적응할 때

물론 어느 나라에나 LED조명 사업을 하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있다. 또 세계 조명시장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업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업체는 말 그대로 소수에 불과하다.

국가 단위가 됐든, 아니면 세계 LED조명 시장이라는 시각에서 보든, 지역별 또는 업종별 상위 1위 업체는 시장의 1/2 또는 1/3을 점유하면서 앞서 가고, 2~3위 업체는 1위 업체의 절반 이하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면서 현상 유지에 급급한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대부분이 적자선상을 오르내리는 것이 오늘의 LED조명업체들의 일반적인 현실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바로 앞에서 말한 ‘5가지 이유’ 때문이다. 이것은 LED조명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들이 어떤 업체들인가, 그들의 사업방식이 어떤가를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알 수가 있다.

말하자면 ‘LED조명에 맞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업체가 1등을 차지하면서 생존과 성장을 구가하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업체는 정체와 퇴보, 도산 쪽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LED조명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기존의 조명 사업방식과는 전혀 다른 ‘LED조명 방식’에 하루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 아이애드피알 김중배 大記者 editor@iadpr.net
기사입력: 2015/08/26 [15:35]  최종편집: ⓒ iadp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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